뜨개질을 하다 보면, 실이 갑자기 엉킬 때가 있다. 그럴 땐 손끝으로 천천히 매듭을 풀어내야 한다. 실을 너무 세게 당기면 더 단단하게 엉켜 버리고, 너무 느슨하게 두면 다음 코가 헐거워진다. 그래서 나는 손끝의 감각을 믿는다. 적당한 힘으로 실을 쥐고, 실마리를 찾아 천천히 움직인다. 삐뚤어진 코들을 다시 맞추고, 풀린 부분을 살살 감아 올린다. 뜨개질은 바로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순간,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은 한쪽으로 밀려난다. 나는 실을 따라 손을 움직이고, 실은 나를 따라 흘러간다. 어떤 날은 술술 잘 풀리는 날이 있고, 어떤 날은 엉킨 실타래처럼 아무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다. 하지만 실을 잡고 계속 이어가다 보면, 엉킨 부분도 결국 풀리기 마련이다. 어떤 날은 열 코, 스무 코를 뜨고, 어떤 날은 단 한 코만 뜨다 멈춘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손도 대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편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다시 실을 잡으면, 어디선가 이어지던 코들이 그대로 기다리고 있다. 꾸준함이란 매일 똑같은 양을 해내는 것이 아니다. 잠시 멈춰도, 더디더라도, 가끔은 손을 놓더라도, 결국 다시 돌아와 이어가는 것. 그렇게 천천히라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뒤돌아보았을 때, 예상보다 멀리 와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실 한 올을 당긴다. 어제보다 적을 수도, 더 많을 수도 있다. 어떤 날은 잘 엮이지 않고, 어떤 날은 쉽게 흘러간다. 그건 중요하지않다. 아니 어쩌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실이 손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감각을 느끼며, 조금씩 이어갈 뿐이다. 중요한 건 매일 같은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내가 이 길 위에 아직 여기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나만의 정원을 이루게 될 거라는 것.
🧶 당신도 그런 날이 있나요? 🧶 당신은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