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정원🕊️16호] 질투는 나의 힘

질투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2024. 9. 24.

평화의정원 열여섯 번째 편지

님은 최근에 누군가를 질투해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아주 최근에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한 카페에 갔다가 생긴 일이었어요. 저의 본업이 브랜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일이다 보니 여러 브랜드를 접하기도 하고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카페는 이전에 비해 꽤 유명해졌고 팬도 많아졌어요. 덕분에 카페의 오너는 식음료 분야의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하고 좋은 사례도 생겨났습니다. 제 생각에는 맛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브랜딩이 잘 되었다거나 공간이 주는 특별함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심지어 미적으로는 형편없다고 생각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카페를 가고 싶어 했던 친구에게 공간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다 보니 그 친구의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순간 제가 타인의 취향을 무시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생각해 봤어요. 왜 나는 그런 감정을 느꼈던 걸까? 왜 고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아마도 질투였던 것 같습니다. 제 기준에는 못 미치는 것처럼 보이는 브랜드가 잘 되어가고 있는 것에 질투를 느낀 것이죠. 저의 전문 분야라고 생각했기에 동경이나 선망이 아닌 질투심을 느낀 것 같아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인 질투와 선망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적 거리는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며, 이 거리에 따라 질투와 선망의 감정이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그 당시에 선망이 아닌 질투를 느낀 것은 제가 몸담은 분야라고 여겨져서 심리적인 거리가 너무 가까워진 탓이겠죠.

질투와 선망은 모두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감정입니다. 질투는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주로 발생하며, 내가 가진 것을 잃을까 봐 느끼는 두려움이 그 본질입니다. 반면, 선망은 거리가 다소 있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타인이 가지고 있을 때 일어납니다.

1970년대에 부루인(Bruein)과 해트필드(Hatfield)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질투는 연인 간에 특히 강하게 나타나는 감정입니다. 그들의 연구는 유대감이 강할수록 질투가 더 쉽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죠. 실험 참가자들에게 연인과 제3자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게 했을 때, 감정적으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작은 상호작용에도 강한 질투심을 느꼈습니다. 이는 질투가 잃고 싶지 않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보편적인 감정임을 입증합니다.

반면, 선망은 주로 우리가 감정적으로 덜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입니다. 한 실험에서는 성공적인 인플루언서나 부유한 이웃을 대상으로 참가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조사했는데, 대부분이 선망혹은 동경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들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감정에서 비롯된 선망을 긍정적인 동기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출처 :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Netflix.

제 친구 중 하나는 저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는데, 어느 날 제가 큰 프로젝트에 성공하면서 둘 사이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처음엔 친구가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을 때, 친구는 "내가 네 곁에 있을 때 스스로가 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 내 경쟁 관계에서 72%의 사람들이 동료에 대한 질투를 경험했다고 보고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질투는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지만, 이를 건강하게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있습니다.

첫째,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기입니다. 질투를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친구나 연인에게 다가가 상대방이 모를 수 있는 나의 불안과 비교의식을 설명하는 대화는 상호 이해를 돕고 관계를 더 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셋째, 감정의 근원을 찾기입니다. 질투가 나의 불안이나 자신감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면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자기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 출처 : 질투에 눈 먼 남주들, SBS.

우리는 관계 속에서 다양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합니다. 가까운 사람과는 감정적 상호작용이 강해질수록 복잡한 감정이 생기고, 먼 사람에게서는 비교적 단순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 감정이 질투냐 선망이냐에 따라 우리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지죠.

가까운 관계에서의 질투
가족, 연인, 혹은 친한 친구처럼 가까운 관계에서 질투는 자주 나타납니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주장한 사회비교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일 때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비교에서 나오는 감정이 바로 질투입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상대방의 작은 성공도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기 쉽죠.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한 선망
반면, 멀리 떨어진 사람들, 예를 들어 유명 인사나 동경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선망은 질투보다 더 부드러운 감정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닐 버튼(Neil Burton)은 선망이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고 설명합니다.

파괴적 선망: 타인을 무너뜨리고 싶어하는 감정.
건설적 선망: 나도 그처럼 되고 싶어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동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멀리 있는 대상을 보고 건설적인 선망을 느끼며, 이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그들처럼 되려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삶은 때로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 그것을 긍정적인 동기로 전환할 수 있다면 스스로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선망을 동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첫째, 타인의 성취를 분석하고 구체화하기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통해 성공했는지 세부적인 과정을 탐구하고,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현실적인 목표 설정입니다. 선망의 대상과 자신을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그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나만의 성취 목표를 세우고,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달성해 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셋째, 선망의 대상에게 배우기입니다. 그 사람이 직접 멘토링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저서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경험을 배우고, 나만의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심리학 연구 저널(Psychological Science)에 따르면, 성공한 타인을 보고 선망을 느낀 사람들 중 54%가 이를 자신의 동기로 전환하여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갔다고 합니다.

2명 중 1명은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갈 수 있다는거죠. 그러니 님은 무조건 긍정적인 변화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니거든요.

- 출처 : 부럽 Envy, Inside Out 2, PIXAR.

질투와 선망은 모두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입니다. 질투는 내면의 불안에서, 선망은 바람에서 비롯됩니다. 이 감정들을 억제하기보다는, 그것들이 내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투를 느낄 때, 그 불안의 근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질투는 내가 그 사람과 더 깊은 관계를 원한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선망은 내가 성장하고자 하는 내면의 욕구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질투를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선망을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는 동기로 전환할 수 있다면 이 두 감정 모두 자기 성장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나 자신과의 대화가 더욱 풍부해지기를 바랍니다. 감정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나요? 그리고 그 감정은 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있나요?

나의 감정을 알아채는 것,

오늘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당신의 오늘에 안녕을 그리고

평화를 빕니다.

2024년 9월 25일

평화의정원 정원사

홍범석입니다

비교를 내려놓기 Freeing Yourself from Comparison

호흡과 함께 마음을 집중하는 훈련 (Mindful Breathing Meditation)
비교로 인해 분산된 주의력을 다시 현재로 돌리고, 자기 수용에 집중합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줄이고, 뇌의 안정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1. 호흡 관찰하기
먼저 편안한 자세로 앉아 천천히 호흡에 집중합니다. 자신의 호흡이 코를 통해 들어가고 나가는 순간에 집중하며, 5분 정도 시간을 보냅니다. 그동안 비교나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이 자신을 어떻게 긴장시키는지 관찰한 뒤, 다시 호흡에 주의를 돌립니다.

2. 마음 챙김 문구 사용하기
호흡이 안정되면, "나는 나의 길을 걷고 있다", "이 순간 나는 충분하다" 같은 긍정적인 문구를 조용히 반복합니다. 이 문구는 내측 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을 활성화시켜 자기 수용과 긍정적인 감정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비교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이 문구를 사용해 뇌의 비교 회로를 차단합니다.

비교를 내려놓는 자기 인식 명상 (Self-Compassion Meditation)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자비를 보내는 명상입니다. 이는 자존감을 회복하고,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1. 현재의 감정 인식하기
명상을 시작하기 전, 비교를 느끼게 한 상황을 떠올리며 그로 인해 생긴 감정을 인식합니다. 이때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왜 그 감정이 생겼는지 탐구합니다.

2. 자비의 마음 보내기
자신의 감정을 인식한 후, 그 감정에 대해 자비를 보내는 연습을 합니다. "나는 이 순간에도 성장하고 있다", "지금의 나도 충분하다" 같은 자비의 문구를 반복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인정합니다. 이를 통해 뇌의 자비 회로가 강화되며,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자기 수용 능력이 증가합니다.

3. 감사 연습
명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비교로 인해 사라졌던 긍정적인 측면들을 다시 떠올리며, "이 순간 나는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줍니다. 감사는 도파민(Dopamine)과 세로토닌(Serotonin) 같은 긍정적인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며, 뇌의 긍정 회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상 속에서 비교를 극복하는 팁

1. SNS 사용을 제한하기
연구에 따르면, SNS는 비교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하루에 SNS 사용하는 시간을 제한하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계정을 언팔로우하거나 숨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작은 성취에 집중하기
매일 자신이 이룬 작은 성취를 기록하거나 자축하는 습관을 기르면 뇌는 이를 긍정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비교 대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줍니다.

3. 정기적인 자기 인식 연습
매일 몇 분간 자신이 비교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그 패턴을 바꾸기 위한 명상을 실천하면, 뇌는 점차적으로 비교 습관에서 벗어나 자기 수용의 회로로 전환됩니다.

인간은 비교를 통해 정보를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은 뇌의 측두두정접합부(temporo-parietal junction, TPJ)와 측전두엽(ventrolateral prefrontal cortex)에서 일어납니다. 사회적 비교가 활성화될 때 이 부분들이 자극되어 자신과 타인의 성취나 상황을 비교하는데, 이는 생존 본능의 일부로 타인을 관찰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진화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비교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코르티솔(cortisol)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게 만들어 정신적 피로를 증가시킵니다.

비교가 만성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뇌의 편도체(amygdala)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됩니다. 이는 부정적인 감정과 긴장감을 키우고, 결국 불안장애나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사회적 비교가 자존감 저하와 연관이 깊으며, 이를 피할 경우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스탠포드 대학, 2010).

뇌는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징을 통해 반복된 행동과 생각 패턴에 적응합니다. 비교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 방식을 반복하면, 뇌는 비교 대신 자기 수용(self-acceptance)이나 감사(gratitude)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활성화하는 회로를 강화하게 됩니다. 명상은 이러한 신경 회로를 재구성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특히, 명상은 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활성화를 도와 감정 조절 능력을 키워주며, 비교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더 많은 명상 방법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