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가지치기를 좀... 님의 하루는 어떤 ‘나’로 이루어져있나요?
학교나 직장에서 공부나 일을 하는 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나, 육아하는 나, 아내 혹은 남편인 나, 온라인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때의 나 등 다양한 ‘나’로 살아갈 겁니다. 그런데 종종 자아를 통합하는 것을 버거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별적인 ‘나’를 어색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번 호에서는 “자기 통합”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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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짤을 하도 찾다보니 그만, 이준혁 배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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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통합’은 내면의 다양한 측면들을 하나로 모아, 조화롭고 일관된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우리의 감정, 생각, 행동을 하나로 통합하여 진정한 나 자신과 연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너무도 다변화되어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자기 통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끊임없는 자극과 정보 과부하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안 또한 쉽게 생기죠.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끝없는 업무와 일정 등으로 인해 우리는 끊임없이 자극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내면의 평화와 안정감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자기 통합’ 입니다. 이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정신분석 학자 에릭 홈부르거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에 따르면 20~40세 사이 초기 성인기는 ‘친밀감 대 고립감(Intimacy VS Isolation)’의 시기로, 이 단계는 가족이 아닌 이성이나 친구와의 관계를 얼마나 친밀한 사회적 관계로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한 임무입니다. 적절한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어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거나 직업을 갖고 사회적 정체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성취하지 못하면 자신의 삶이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며 강한 우울감에 빠질 수 있죠. 결혼이나 직업의 유무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와 나를 둘러싼 ‘관계’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잘 잡아가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외부의 소음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삶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제 입장에서는 이거야말로 초능력이 아닌가 싶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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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역할과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일관된 자아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들은 때로 서로 충돌하며 우리의 자아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기 통합은 우리의 다양한 측면들을 하나로 모아, 일관되고 조화로운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게 합니다. 이는 우리의 결정을 더 명확하고 일관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본연의 자아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자기 통합’이 주는 이점은 정말 다양한데요, 4가지로 요약해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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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의사결정
자기 통합을 이루면 우리의 내면의 갈등이 줄어들고, 더 명확한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스트레스와 불안 감소
내면의 불일치를 줄이고, 자아와 조화를 이루면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모두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와 불안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자기 통합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명상, 요가, 마음챙김 등의 활동을 통해 우리는 내면의 평화를 찾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관계의 질 향상
자기 통합을 이루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개선됩니다. 우리가 자신과 더 잘 연결되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더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사회적 삶과 관계의 질을 향상시킵니다. 우리는 상대방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친구, 가족, 동료 등과의 관계를 더욱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줍니다.
창의성과 자기 표현
자기 통합은 창의성과 자기 표현을 증진시킵니다. 우리가 내면의 다양한 측면들을 하나로 모을 때, 우리의 창의성은 더욱 풍부해지고, 자신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삶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예술, 글쓰기, 음악 등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표현하고, 내면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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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마치 만병통치약을 파는 과장 광고 같네요. 정말 중요하고 정말 좋은 영향을 끼치지만 그만큼 어려운 과제인 것이 사실입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일 수 있겠네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법들로 ‘자기 통합’을 시도했는지 알아볼까요? 이게 힌트가 될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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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Amaz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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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유명한 <Eat Pray Love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개인적인 위기를 겪은 후, 인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로 여행을 떠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쾌락의 기술을, 인도에서는 신을 신을 섬기는 기술을,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둘의 균형을 찾는 기술을 탐색하고 싶었죠. 눈치채셨나요? 이 나라들이 모두 알파벳 ‘I’로 시작한다는 사실. 자신의 진짜 욕구와 내가 진정 원하는 삶, 그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그녀는 미처 돌보지 못한 채 흩어져버린 자신의 파편을 모아 킨츠기로 도자기를 붙이듯 하나로 통합해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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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킨츠기 Kintsugi 기법으로 재탄생한 도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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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저널리스트인 나다브 커만은 그의 책 <내 인생의 물건들>에서 자신이 소유한 물건들을 정리해나가며 진정한 자신과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기록을 통해 심플 라이프를 만들어 나가고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 정말로 나 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나간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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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곤도 마리에 기쁨을 찾아라, Netfli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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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기 통합’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집 밖으로의 여행을 통해, 또 누군가는 집 안에서의 정리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통합해나갑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가 아닙니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 괜찮니?”
“나, 요즘 왜 이렇게 우울해?”
“나, 잘 살고 있는거지?”
나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잘 보살펴주세요.
나 자신을 가장 아껴줄 사람은 나 자신이니까요.
2024년 6월 26일
평화의정원 정원사
홍범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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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엑스트라가 아니야
어쩌다 발견한 하루 | 김혜윤, 로운 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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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는 주인공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정해진 작품의 세계! 여느 아이들처럼 평범한 여고생 은단오는 여주인공의 친구란 설정에 있는 조역이다. 그런 그녀의 앞에 엑스트라 소년 하루가 다가오는데...
영어 제목은 〈Extraordinary You〉인데, 이는 한글 제목의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하루'가 등장인물인 하루를 지칭하는 것을 의미한다. 10화에서 영어 제목의 의미가 밝혀졌는데, 은단오가 하루에게 자신들 같은 'extra(엑스트라)'에 'ordinary(보통의)'를 합치면 'extraordinary(놀랍다, 대단하다)'가 된다고 하자 하루가 그 영어 단어가 마치 자신들(은단오, 하루) 같다고 말한다. 일상적으로 살던 엑스트라 2명이 만나서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게 은단오는 그냥 엑스트라가 아니라 'Extraordinary You'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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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업고 튀어>의 히로인 김혜윤 배우님은 선재를 업고 튀기 전에 이미 어쩌다 하루를 발견한 대단한 캐릭터였던 것이었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웹툰 판타지 드라마로 탈바꿈 시킨다면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았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우나무노의 작품 <안개>의 주인공 아우구스토 페레스는 자신을 창조한 작가에게 말을 겁니다. 마치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은 단오(김혜윤 배우님)가 진미채(이태리 배우님)에게 말을 걸었던 것처럼요. <안개>속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단지 허구의 실체로서만 존재할 뿐이야. 불쌍 아우구스토, 너는 단지 내 환상의 산물일 뿐이고 내가 꾸며낸 너의 행운과 불행의 이야기를 읽는 내 독자들의 환상의 산물이야. 너는 소설, 아니면 다른 무엇으로 부르는 그 속의 인물일 뿐이야. 이제 네 비밀을 알겠지.”
현생에서도 내가 나를 엑스트라로, 혹은 정해진 운명대로 살게 되는 꼭두각시 같다고 여긴다면, ‘나’는 단지 허구에 지나지 않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은 단오처럼, 하루처럼, 선재를 업고 튀어보는 거예요(?). 아니, 내 운명을 스스로 헤쳐나가 보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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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나고 저것도 나야
인사이드아웃2 | Kelsey Mann 켈시 만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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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2일 개봉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28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전편 이후 9년 만의 후속작이다. 13살이 된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바쁘게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그러던 어느 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하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한다.
결국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나게 된 기존 감정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시작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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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나니. 사춘기 시절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미 사춘기를 훌쩍 지나버린 어른들이 왜 <인사이드아웃 2>를 보면서 그렇게 훌쩍였던 걸까요? 아마도 여전히 내 안에 있는 사춘기 시절의 ‘나’를 마주하게 되었거나 혹은 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애써 무시해왔던 여전히 소용돌이치는 ‘감정’ 앞에 무너져버린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따금씩 ‘좋은 사람’이란 어떤 걸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내가 하는 어떤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좋게 작용할 때, ‘나’ 자신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절대, 모든, 무조건’ 과 같은 단어들의 함정에 종종 걸려들곤 합니다. 그런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잘 돌보아주는 것만이 유일한 정답인 것 같아요. 어찌할 수 없는 모습마저 보듬어줄 수 있는 관용을 자신에게 베풀 것, 그것이 <인사이드아웃2>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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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담벼락을 만들었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봤어요. 오셔서 하고싶은 이야기, 고민거리, 추천하고싶은 것들, 궁금한 것들 질문하셔도 좋고 농담따먹기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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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정원 Le Jardin de la Pa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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